나는 언제 어디선가 이 노래를 또 다시 듣고 있겠지

작품/짧은 글 2013. 11. 23. 03:06

 

 

어디부터 설명해야할 지 모르겠지만, 아직도 이 좁은 고시원 방에서 나는 누군가를 그린다.
그것이 나의 글이 대변하기 시작했던 제일의 논제이고, 지금도 그렇다. 누군가를 찾기 위해
글을 쓰는 나 자신을 볼 때마다 항상 자위용 글을 쓰는 느낌이 들지만, 개의치 않는다.
나 자신의 상처를 덮기 위해 쓰기 시작한 것이 소설이고, 또한 남의 것도 그러할 것이니.
비록, 미미하나마 저 북극에서 내려다보는 별들의 차가움마저 가슴 깊이 와닿았고,
정처 없이 단숨에 스칠 인연들에게 하나하나 인사하며 떠도는 유성의 꼬릿자락에도 나는 닿았다.
이 세상에서 제일 고독할 별들의 마음을 가지고서 나는 그 마음을 내 마음에 맞게 세공하고 있었다.
언제쯤 소켓에 딱 들어맞을지는 모르겠다만, 단 하나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있다.

 

내가 글을 씀으로써 그녀를 만날 수 있다면, 나는 무중력의 가운데에 서서도 자랑스럽고 보람찬 숨을 쉴 수 있을 것이다.

 

 

2013 03 21 00 35 [N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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